불만투성이 ‘섬유연구기관·단체’ - 누구를 위해 존재하나?
‘섬유업계 위에서 군림하는 연구기관’ 인식, 서비스정신 없어
高자세, 섬유기업 불신, 소모성 졸속이벤트 사업 - 시정돼야
대구·경북지역에 소재한 섬유관련 연구기관들에 대한 섬유업계의 인식은 어느정도일까?
최근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자면 연구기관의 방문 및 활용 정도와 연구·개발사업에 공동 참여한 경험이 많을수록 좋은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또한 이에 바탕한 관련 기사를 보도한 바 있지만 최근들어 섬유관련 기업들의 연구기관 대상 ‘불만’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연구기관에 대한 불만도 불만이지만 섬유 단체에 대한 불멘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먼저 연구기관들의 ‘고자세’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크다.
기술자문을 비롯 개발 관련 상담을 위해 연구기관을 찾았을 경우 제대로 상담할 수 있는 연구인력이 태부족인가 하면, 전공 연구원이 있다손 치더라도 ‘연구·개발 과제를 만들기 위한 상담’성격이 강해 소기의 목적을 얻을 수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세부 기술 자문을 위해 방문했을 경우에도 상담의 전제 바탕에 ‘업계 위에서 군림하고 있다’는 생각과 ‘기술 우위’ 및 ‘한 수 가르치기를 서슴치 않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섬유 연구기관이라면 응당 섬유업계의 요구 및 자문사항에 바탕 둔 업계 애로사항 밀착지원이 근본이 돼야하지만, 무슨 벼슬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섬유제조업에 뛰어든것만으로 설움이 복받쳐오르는데 연구기관들까지 공무원 행세를 한다는 것에 이해가 안간다”며, “섬유연구기관이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하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모 연구기관에 제품개발 관련 상담을 위해 방문한 A기업 관계자.
이 관계자는 “업계 보다 뒤떨어진 시장 흐름의 파악과 전문지식으로 업계를 지원한다는데 몰라울 따름이었다”며, “최소한 국내 시장의 흐름을 훤히 꿰뚫고 있지는 못해도 어느 수준까지는 알고 있어야하지 않겠느냐”는 말과 함께 “제가 업계 경력 몇 년차 인데 자기가 할 수 없고 모르는 것은 없다”는 등의 자세로 일관해 더 이상 얘기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연구기관에 대한 또 다른 불만은 ‘중소규모 섬유기업에 대한 불신 팽배’를 들었다.
“제조기반이 없는 게 무슨 죄냐?”며, “섬유연구기관은 기업을 지원하는데 있어 기업의 수준과 규모까지 고려해가며 지원하고, 매출 외형까지 취조하듯 답해야한다는 것에 심히 불쾌했다”고 전했다.
특히 “업계 내부에서 떠도는 얘기들까지 운운하며, 상담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등 연구기관과 연구원으로서 취해야할 자세라고는 믿기지 않았다”며, “연구원 개개인은 공인에 준하는 행동을 하길 바랬지만 기대치가 너무 높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연구원이 스스로 지원 가능한 섬유기업을 평가하려는 자세는 반드시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연구기관 대상의 또 다른 불만은 “생색내기, 이벤트적이며, 소모적 행사의 기획·추진”이라고 밝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얼마전부터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이 마케팅사업 명목의 국내 및 해외 행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이들 행사가 하나같이 졸속으로 기획·추진되고 있는 게 대부분으로 성과가 극히 미미한 게 사실이며, 이 같은 행사 추진을 통해 결과물이 나오길 바라는 것도 무리지만 행사 이후의 추진 기관들이 요구하는 수치를 요청할 양이면 가슴이 답답해져온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즈니스 마케팅 사업이 쉽지않은 일이다. 그 만큼 행사 추진 이전에 면밀한 기획과 레이아웃 바탕의 전략과 장기 비전 바탕의 행사가 추진돼야한다”면서 “더 이상 연구기관들이 소모성 마케팅사업과 마케팅을 흉내낸 연구기관 생색내기는 지양돼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언제까지 섬유업계가 연구기관들의 들러리 역할을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연구·개발사업 몇 번 했다고 연구기관 및 섬유관련 단체에서 협조를 구하는 마당에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부분도 적잖았지만 앞으론 제대로 기획되지 않은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섬유관련 연구기관·단체들의 업계로부터 받고 있는 이 같은 평가와 지적.
물론 이 같은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업체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 보다 적을 수는 있겠지만 소수의 의견까지 반영시키고, 개선시키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더 이상 섬유관련 연구기관은 연구기관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에 큰 우를 범하는 결과를 낳을 지 모를 일이다.
특히 ‘섬유업계를 통해 연구기관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해야하는 마당에 업계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경고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 - 김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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