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섬유산업, 스트림 붕괴 진입 확대로 ‘코드블루’ 상태
원사 & 원단 수입 의존 확대, 제조 인프라 생태계 고사 위기
R&D와 수요산업 선순환 이끌 법·제도적 장치 마련이 관건
업스트림·다운스트림 외면한 미들스트림 산업계 ‘앙코 빠진 찐빵’
글로벌 마켓의 불확실성 요소 확대와 글로벌 밸류-체인의 급변 속에서 국내 섬유패션산업계가 처한 상황은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코드블루’ 단계다.
업스트림에서 미들스트림과 다운스트림에 이르기까지 유연한 공조가 필수이지만, 산업계가 당면한 현실은 ‘각개전투’를 통한 ‘적자생존’ 자체다.
급등한 에너지 및 인건비와 금융비용 부담, 인력조달의 어려움, 국내·외 수요시장의 급속한 냉각 및 가격경쟁력 약화에 따른 오더 축소 장기화 등 산적한 현안들로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
대기업 원사메이커들이 중국산 원사에 백기 투항하고, 산업 스트림 환경을 견인하는 패션브랜드들은 가격 본위의 수입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이 빠진 제조기반 미들스트림 산업계는 ‘앙코 빠진 찐빵’ 신세로 사선을 넘나들며, 홀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산업계는 지난 4월 14일까지 ‘(가칭)섬유산업 전략기술 R&D 신규사업 기획을 위한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지속가능소재, 청정생산공정, 전주기 융합기술 등 전략 분야를 대상으로 신규 기획 후보 과제 도출을 위함이다.
또, 그동안 섬유산업계와 평행선 행보와 날을 세웠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산업계를 대상으로 ‘대구 섬유산업 재건 프로젝트’ 제시를 급히 요청했다.
하지만, 당장 생사기로의 위중한 상황에 처한 섬유제조 업계 안팎에선 마냥 달갑지만 않은 눈초리다.
‘앙코 빠진 찐빵’ 신세의 주인공인 ‘미들 스트림’ 업계.
산업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지만, 글로벌 아웃소싱으로 확대 가속화됨에 따라 산업 내 역량과 역할이 급속하게 사라지고 있다는 데 심각성을 더한다.
관련 업계는 R&D 신사업 발굴을 통한 지속성장 먹거리 확보도 중요하지만, 당장 제조 기반 스트림 기업들이 처한 환경을 제대로 파악하고, 연착륙 유도할 수 있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특히,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수요시장은 물론, 내수시장까지 동반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국방, 소방, 경찰, 학생복 등 조달시장에서 국산 섬유소재의 채택을 의무화하는 등으로 섬유제조 인프라의 급속한 붕괴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섬유업계 관계자는 “조달시장에서 국방 피복 분야에서 전투복의 국산섬유 채택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범위를 더욱 확대해야 하며, 원사에서 원단, 봉제에 이르는 생산공정 전반에 대한 국내 생산을 제도적으로 규정하는 장치 마련이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며, “이는 섬유패션 스트림 지속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기초인 동시에 제조 인프라의 급격한 붕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응책”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섬유패션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융·복합 산업용섬유로의 전환과 고부가·고기능성 차별화 패션소재의 개발을 목놓아 외치며, 20여 년 전부터 막대한 국비와 지방비가 투자됐고, 지금도 투입되고 있지만, 현실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R&D를 통해 수요마켓 성과 창출과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 것은 법·제도적 장치가 수반되지 않음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막대한 R&D 예산을 투입해 개발된 산업용섬유와 기능성 안전보호 및 기능성 소재의 경우, 실제 수요 마켓으로 확대 공급된 사례들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며, “정부의 법·제도적 장치 마련은 후방산업 대상의 실질적인 R&D 성과창출을 공고히 하고, 전방산업의 파급력을 더욱 가속화시켜 궁극적으로 섬유패션산업 생태계 회복과 재도약의 토태를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학계 관계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섬유패션산업을 지원할 수밖에 없는 설득력을 가진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산업계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변화의지는 물론, 산업계의 현황과 목소리를 하나로 수렴해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해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올 하반기까지 특별한 상황 반전이 뒤따르지 못한다면 화섬직물 산지인 대구경북지역 섬유제조기업을 비롯 국내 미들 스트림 제조기업들의 산업 내 궤도이탈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로선 섬유제조 기반 위기 가속화와 이에 따른 섬유패션산업 생태계 붕괴 가속화를 늦출 수 있는 것은 산업계 및 개별기업 내부 역량에 기대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자의든 타의든 당장 대한민국 섬유패션산업계의 운명은 ‘적자생존’의 몫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산업 생태계 재생을 위한 지원이 실행되더라도 상당부분 산업계 독자적 대응 및 구조조정 이후에서나 가능할 전망이다.
<김진일 기자>
http://www.ktenews.co.kr/bbs/board.php?bo_table=power_interview&wr_id=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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