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텍 자회사 ‘레몬’, ‘FTENE’가 2015년 MB필터 인증, 마스크 판매

식약처, ‘나노필터 마스크는 안전성·유효성 허가되지 않은 제품’ 해명

MB필터로 인증받고, 나노필터로 변경해 제조·판매해 행정절차 진행

톱텍 자회사 ‘레몬’, ‘FTENE’가 2015년 MB필터 인증, 마스크 판매  

▶톱텍의 자회사 에프티이앤이가 제조하고 레몬이 판매하고 있는 나노 필터 마스크 제품 홍보 이미지(좌)와 에프티이앤이의 나노필터 테크노웹 마스크 이미지(우) (홈페이지 자료)

   

▶레몬은 3월 24일, ‘에어퀸’ 홈페이지를 통해 나노멤브레인/나노섬유에 대한 안전성 인증사항을 공지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적 마스크의 수급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나노필터 마스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식약처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은 KF 나노필터 마스크는 없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 3월 13일에 이어 19일, 연일 주요 언론을 통해 집중 조명받고 있는 ‘나노필터 마스크’에 대한 공식 해명자료를 냈다.

 

“나노필터 마스크는 허가되지 않았으며, 신청하더라도 안전성과 유효성 검토에 상당 기간이 소요된다. 2015년 허가는 나노필터가 아닌 MB(멜트블로운)필터 제품”이라는 게 요지다.

그 논란의 중심에는 나노, FA, 에너지를 주력으로 하는 모회사 ‘톱텍’과 톱텍의 자회사인 나노멤브레인 전문기업 ‘레몬’ 및 ‘에프티이앤이’가 있다.

톱텍은 언론 보도를 통해 “27일 식약처 검사를 통과하면 내달 6일부터 마스크를 본격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식약처는 “현재까지 허가를 신청하지 않았으며, 27일을 기점으로 관련 절차가 진행되는 것도 전혀 없다”고 전했다.

또 “업체에서 나노 마스크에 대한 품목 허가를 신청하더라도 안전성·유효성 검토에 상당 기간(법정 처리기한 70일)이 소요되며, 식약처는 검토 결과에 따라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톱텍 이재환 회장이 “정부와 관련 부처가 적극적으로 지원·협조해주고 있는 덕분에 이른 시일 내에 마스크를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란 내용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안전성과 유해성 검증을 통과하기 위한 인허가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의약외품 보건용 마스크를 제조·판매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신고와 함께 제품의 안전성·유효성 및 품질기준에 대한 심사를 거쳐 품목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톱텍’과 톱텍의 자회사 ‘레몬’은 의약외품 제조업 신고도 하지 않았으며, 나노필터를 이용한 마스크 또한 허가신청 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15년 식약처가 나노 필터 마스크에 인증을 준 적도 있다. 다만 당시는 신소재에 적용할 규정이 없어 ‘나노필터’라는 용어는 쓰지 못하고 나노필터임을 에둘러 표시한 채 KF94 인증 마스크로 생산해 왔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식약처가 2015년 허가한 제품은 톱텍의 자회사(에프티이앤이) 제품으로 나노필터가 아닌 MB필터이며, 나노필터로 KF94 인증을 한 바 없다”고 전했다.

이는 “업체에서 불법으로 ‘MB필터’에서 ‘나노필터’로 변경해 제조·판매한 것으로 위법사항에 대해 관련 행정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식약처는 “국내에 유통 중인 마스크 중 나노필터를 이용해 허가된 제품은 없으며, 나노필터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마스크 필터로 허가받아 사용된 적이 없는 신물질로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철저하게 안전성을 검토하고 검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톱텍의 나노소재 전문기업 에프티이앤이는 지난해 11월, 톱텍의 자회사로 편입되기 전인 2010년부터 ‘나노필터가 들어간 테크노웹 방역/황사 마스크’를 판매해왔으며, 레몬은 지난해부터 에프티이앤이를 제조원으로 ‘에어퀸(Airqueen) 나노필터 방역/황사 마스크’를 온라인 판매하고 있다.

식약처의 발표대로라면 에프티이앤이의 테크노웹 마스크와 레몬의 에어퀸 마스크는 2015년 에프티이앤이가 MB(멜트블로운) 필터로 식약처 KF를 인증받아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나노필터’ 마스크로 판매했을 가능성이다.

에프티이앤이가 식약처 인증 시 MB필터로 허가받아 나노필터를 판매했느냐 또는 MB필터를 나노필터로 과대 포장해 판매했느냐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불법’이라는 맥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럴 경우, 인체호흡 관련 유해성이 검증되지 않은 나노필터 마스크를 판매함에 따른 공중보건의 심각한 위해성 여부와 마스크 제품의 과대 포장 또는 행정절차 상의 위법의 소지가 다분하다.

또, 톱텍과 레몬이 에프티이앤이의 이 같은 KF 인증 사실에 대해 얼마만큼 실체를 파악하고 있었느냐는 것과 KF 인증에 문제의 소지가 없었다면 구태여 나노필터 마스크에 대해 재인증이 필요했겠느냐는 관점이다.

다시 말해 에프티이앤이의 나노필터 관련 KF 인증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레몬에서 생산하는 나노필터로 KF 인증을 새롭게 정립·시도하려는 과정이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현재, 논란의 중심에서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에어퀸 황사/방역 마스크’가 공적 마스크로 납품(80%)되고 있으며, 잔여 물량에 대해 제한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있음을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다.

자회사 에프티이앤이 또한 자체 및 유통기업을 통해 ‘KF94 나노 테크노웹 방역 마스크’를 유통·전개하고 있어 식약처의 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나노필터 제조의 원천기술인 전기방사와 관련해 복수의 전문가들은 “나노필터 생산 공정에서 DMF 솔벤트를 비롯 유기용제의 종류에 따라 호흡기를 통한 인체 유해성 물질이 필터에 잔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또, “나노섬유는 기능성 의류, 생리대 등에서 블루칩 소재로 크게 주목받고 있지만, 마스크용 나노필터의 경우 반복적인 호흡을 통해 필터에 잔존하는 유기용제 휘발성 물질의 흡입가능성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식약처는 나노필터 마스크 소재에 대한 KF 인증과 관련해 안전성과 품질검증 기준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 품목 허가 여부를 제시해야 한다”며, “불법·위법 내지 소비자 기망 행위가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내려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지 그동안 나노필터가 마스크로 허가받은 적이 없다는 행정적 기준으로만 판단하고 대응할 게 아니라, 신소재에 대한 새로운 법적·제도적 기준 마련 및 제시가 필요함에 동시에 첨단·신소재의 유연하고 신속한 채택을 유도해 전·후방 연관산업 기반의 시너지효과 창출이라는 긍정적 요소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식약처의 공식해명 이후 레몬은 3월 24일자로 ‘에어퀸’ 홈페이지를 통해 나노멤브레인/나노섬유에 대한 안전성 인증사항을 공지했다.

색소, 형광증백제,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 테스트와 납, 카드뮴, 수은 등 중금속 테스트, 의약외품 기준 테스트, 유럽화학물질기구 기준 197개 테스트 등을 FITI와 SGS를 통해 인증했음을 밝혔다.

 

※ 편의상 ‘멜트-블로운(Melt-blown:MB) 부직포 필터’를 ‘MB필터’로, ‘나노 멤브레인 필터’,‘나노 파이버 필터’, ‘나노 멤브레인 섬유 필터’를 ‘나노필터’로 통칭해 표기함.

 

 

<김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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