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섬유산업계 – 기관·단체장 내부 갈등, 역량결집에 치명타
산업계 혁신과 협력 이끌 수장 중심의 컨트롤타워 재정비 급선무
대구·경북 화섬직물 제조 중심의 스트림 전반에 걸쳐 최악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가운데, 생태계 붕괴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다.
그 생태계 속에는 제조 기반 스트림 기업과 지역 산업계를 대표하는 기관·단체를 포함한다.
국내 대기업 원사 메이커들의 신소재 개발 대응 축소 및 궤도이탈 행보를 시작으로 사가공, 편직/제직, 염색가공, 봉제 등 제조 스트림 연관기업들의 위태로운 외줄 타기가 끝이 보이질 않는다.
노멀·정번 품목에서 특수 사종 수입 원사에 이르기까지 내수시장 장악·확대에 이어, 원단 생지 및 가공지 완제품의 국내시장 수입·공급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내수 수요 브랜드들 상당수가 소위 가성비를 내세워 현지 글로벌 소싱팀을 파견, 소재를 공급하는 포지션도 보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밸류-체인의 변화로 세계시장에서 한국은 패션소재 제조·공급기지에서 수요국이자 소비 마켓으로 토양이 급전환되고 있다.
2~3시즌을 앞서 신제품개발을 수행하던 소재 개발기업들의 행보 또한 급랭하는 모습이다.
산지의 신제품개발 흐름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던 샘플 시직 기업들의 휴업 및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관련 업계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신제품개발에 따른 비용부담 확대로 보수적 대응을 넘어 터부시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어 악순환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제조공정과 수요시장 공급에 이르는 리드타임이 긴 섬유산업.
국내 섬유산업의 성장·발전과 오랜 공존의 시간을 지내며, 섬유기업들에게 ‘화수분’ 역할을 해 온 주력 아이템들이 밑바닥을 보이고 있다.
기업수명과 함께해온 소극적인 신규 시설투자로 섬유산업을 ‘마르지 않는 화수분’으로 대응해 온 결과다.
밖으로는 FTA 체결에 따른 국내산 원사 기반의 원산지 증명(얀포워드:Yarn Forward)이 강화되고 있지만, 관련 업계의 관리·대응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수요시장 바이어들은 원사에서 완제품에 이르는 제조공정의 원가부담 가중으로 한국산을 고집할 이유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중앙정부는 ‘카르텔’을 논하며, 연구개발 지원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지방정부는 70년대 산업으로 ‘사양산업’임을 노골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산업용 및 특수용도성 섬유소재시장으로의 전환 필요성이 제기된 지 20여 년을 지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산업계의 변화 행보는 더디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섬유산업은 더 이상 사양산업이 아니다’.
‘선진국은 모두 섬유로 부흥했으며, 아직까지 건재하고, 글로벌 부호들은 모두 패션산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오늘의 섬유산업을 오도하고 있다.
맞는 말이지만, 이는 각국의 섬유산업 및 기업의 역사와 추구해 온 방향과 역할, 입지 구축 생태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무지의 발로로 당면한 대한민국 섬유산업의 현황과 좌표를 오판한 장밋빛 ‘희망사항’일뿐이다.
섬유산업계가 아직까지 이러한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대한민국 섬유산업과 대구경북 화섬직물산지의 지속가능성과 미래성장 가능성을 논하고 위안 삼는다면 ‘도태산업’을 향한 수명 단축을 가속화 할 뿐이다.
문제는 산업의 당면 현안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방향타 설정을 바탕으로 관련 산업계 내부 역량을 집결해야 하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이해와 설득을 기반으로 지속가능성을 도모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를 맞고 있다는 데 있다.
그럼에도 터무니없는 희망고문 수준의 산업을 평가하고, 외부환경 변화에도 변함없는 아집으로 일관하며, 전통 주력 아이템으로도 마르지 않는 화수분 산업으로 지속할 수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음이다.
정부 정책기관과 긴밀한 공조와 소통을 기반으로 산업계의 변화 요구를 끊임없이 전달하고, 산업계 요구정책을 도출해내는 판단·협상 능력 또한 현저하게 분산·저하돼 있다.
더 나아가 산업계 내부의 ‘갈라치기’ 행태가 지역 산업계를 스스로 코너로 내모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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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섬유산업계 내부 역량결집에 심각한 누수, 대외 환경 대응에 취약
기관단체 수장-스트림 업종 간 파열음, 불필요한 논란으로 산업 혁신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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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섬직물산지의 위기대응 컨트롤 타워는 언제부턴가 멈춰 섰다.
화섬직물산지에서는 그동안 제직분야와 염색가공분야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갈등과 충돌이 적잖았지만, 지금은 스트림 업종 간은 물론, 기관단체 수장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파열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대구시와 섬유산업계 간 갈등을 계기로 수면 위로 부상한 지역 섬유 기관단체의 역량결집 문제.
하나같이 대구시와 섬유산업계의 충돌과 이에 따른 문제점을 우려하고 있지만, 실제는 산업계 내부 갈등 요소가 더 큰 걸림돌도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밸류-체인의 급변, 환경대응 현안 등이 산재한 가운데, 지역섬유산업의 지속 가능 방안 마련을 위한 지자체와 산업계 간 공조의 판이 깨진 상황을 두고, 지역 기관단체장들의 시각과 목소리가 딴판이다.
이 같은 모습은 이번 대구시와의 문제 발생 이전부터 누적돼 온 것으로 기관단체 수장들이 결코 보여서는 안 될 치명적 민낯을 그대로 노출했다.
현안에 대해 기관단체장 간, 산업 내부의 이간질 성격의 언론 보도로 외부의 따가운 눈총의 대상이 되는가 하면, 기관장으로서 권한과 책임, 그리고 봉사와 헌신, 화합과 조율자 역할에 수치를 당하는 계기가 됐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밉상(?)으로 낙인찍힌 대구경북 섬유산업계는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대구경북 섬유 기관단체 때문에 여타 지역 섬유산업까지 중앙정부와 사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최근 이해할 수 없는 일련의 대구지역 사태를 접하며, 이제 대구가 스스로 자폭하는 수준의 행보를 걷고 있음과 산업계 내부 분열 상황도 우려스러운 것으로 알고 있다”.
역외 섬유패션업계에서 전하는 우려의 목소리다.
대한민국 섬유산업의 위상과 입지가 70·80년대 상황 같지 않다.
섬유산업이 승승장구하던 시대 상황을 고집한다면, 중앙과 지방정부의 외면은 더욱 확대될 뿐이다.
지역 산업계의 내부 혁신이 시급하다.
산업을 대표하는 기관단체장으로서 당장 산업계 생태계 변화에 따른 요구 사안 대해 책무와 의무를 다해야 하며, 화합을 통해 산업계 내부 역량을 배가시키는 데 헌신적 노력이 요구된다.
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산업계 내부의 변화 노력을 전달하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한 산업으로 인식을 전환할 전향적 태도의 혁신적 지도자가 절실하다.
그럴 수 없다면, 기관단체장 직위를 하루빨리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게 산업계를 위한 헌신, 봉사의 지름길일 수 있다.
기관단체장 개인의 입장만으로 산업계의 공익과 협력, 신뢰를 요구하는 공직을 수행할 수는 없는 일이다.
현재대로라면 산업계에 풀어야 할 숙제만 던지고 당사자들의 내부 분열과 역량결집 실패의 ‘멍에’를 산업계에 가중시킬 뿐이다.
지난 20여 년간 지역 섬유산업계 및 외부에서는 ‘고인물’, ‘샘물’, ‘젊은 피 수혈’, ‘세대교체’ 현안을 두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여전히 도돌이표만 찍고 있다.
위기의 대구경북 섬유패션산업계는 지역 섬유산업 생태계 혁신과 방향타 설정으로 지속성장 가능성을 확보해 줄 기관단체장들의 결단과 용단을 요구하고 있다.
‘직무유기’를 인지하지 못하는 기관장 대신 ‘헌신’과 ‘봉사’, ‘협치’와 ‘협력’으로 산업계 핵심역량을 배가시킬 수 있는 ‘수장’으로 구성된 위기대응 컨트롤 타워 재정비를 갈망하고 있다.
<김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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