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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화섬직물산지 ‘업-그레이드’, 설비투자·생산관리가 관건

텍스뉴스 Texnews 2010. 11. 22. 23:23

대구·경북화섬직물산지 ‘업-그레이드’, 설비투자·생산관리가 관건

‘마켓’·‘바이어’ 대응 중심의 체계화된 생산·관리 시스템의 부재

 

 

 

 

대구·경북화섬직물산지기업들이 오랜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제직기업에서도 가동률 증가로 나타나고 있어 이러한 기회를 지역 화섬직물산지의 변화의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직기업들 가운데는 워터제트직기 중심의 혁신직기 교체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수요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염색가공 분야 또한 바이어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퀄리티와 납기를 이행하지 못해 오더가 파기된 경우가 급증하는 사태가 발생되기도 했다.

설비의 노후화 및 다품종소롯트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생산·관리시스템이 중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지난 하반기의 경우 대구·경북지역 제직 및 염색가공라인은 그야말로 한바탕 몸살을 겪는 시기였다.

수출·내수를 병행하고 있는 섬유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수출 보다 내수 포지션을 확대하면서 불어닥친 ‘다품종소롯트’ 오더는 지역기업들에게 있어 ‘홍역 앓이’그 이상이었다.

제직 아이템에 있어 경량박지 소재의 오더 과부하로 일부 산지의 주력아이템이라 할 수 있는 메모리의 경우 ‘납기준수’는 꿈같은 이야기에 불과했다.

특히 독자 생산라인을 갖추지 못한 산지 생산 컨버터들의 경우 까다로운 퀄리티 바탕의 납기를 맞추기란 ‘어불성설’에 가까울 정도로 B/T 진행부터 생산에 이르는 일정을 가늠할 수 없는 오더가 속출했다.

하지만 이러한 혹독한 ‘홍역’을 겪은 산지 기업들이지만 바이어 요구에 부응하는 퀄리티 바탕의 납기를 준수하기란 내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어 우려되고 있다.

한층 까다로운 생산공정을 요구하는 아이템이 크게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더량·납기는 갈수록 주어들고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제직·염색가공라인 미확보로 겪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미 내년도 제직 및 염가공라인 확보전에 돌입하는가 하면 협력관계 수준을 대폭 강화하려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이다.

이러한 주된 원인으로 제직설비의 절대부족현상과 설비노후화로 인한 퀄리티보장 미확보로 분석되고 있으며, 특히 염색가공라인에서의 생산관리 시스템 정착 미비가 가장 큰 원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제직기업 - 효율성·범용성 바탕 첨단설비투자 단행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염색가공기업 - 생산·관리시스템 미정착, 고난도 오더 서울·경기서 진행

최근 몇 해 전부터 지역섬유기업과의 소재 직거래 소싱 포지션을 확대하고 있는 몇 몇 브랜드 관계자와 산지 생산컨버터들의 전하는 의견 또한 동일하다.

“대구지역 섬유기업 특히 산지컨버터 관계자 대부분은 염색가공공장에서 업무를 시작하고 마무리짓는 것 같아요. 염색 임가공 오더를 주는 입장이지만 납기와 퀄리티에 대응한 제품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염가공 생산·관리 담당자와의 끊임없는 미팅이 이뤄져야한다는 논리였습니다” -브랜드 관계자.

“실제 가공소 관계자와 퀄리티 및 납기에 대한 상담이 대부분으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제대로된 퀄리티는 물론 납기를 준수하기란 거의 불가능할 겁니다. 성수기의 경우 가공소로 출·퇴근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오더를 주는 입장이지만 가공소 관계자와 친밀감을 더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해야 하는 게 산지의 현실입니다” - 산지 컨버터 관계자.

“서울·경기 인근의 섬유기업들과 산지기업들의 차이점이 뭔지 알고 계십니까? 바로 서울·경기지역 섬유기업들은 철저히 분업화·전문화된 생산·관리시스템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염가공 관련 오더 발주 기업의 CEO 및 담당자가 매번 산지기업과 같이 가공소에서 출퇴근한다면 일이 되겠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대구섬유기업 사장님들을 만나러 방문할 때 대부분의 일을 가공소에서 보내고 있어 처음엔 이해가되질 않았습니다만 요즘에서도 알게 됐습니다. 대구섬유산지가 축적된 노하우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 가운데는 바로 이 같은 대구산지만의 독특한 생산·관리시스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브랜드 프로모션 관계자.

“최근 대구산지 기업들 가운데 적잖은 기업들이 대구지역 염색가공공장의 생산관리 문제점으로 주·객이 전도된 영업관리 및 생산관리 시스템의 미정착을 지적하고 있으며, 상당수 기업들은 납기·퀄리티 지향의 까다로운 아이템을 수행할 경우 서울·경기지역 염색가공기업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실제 대구지역 대비 퀄리티 및 납기 이행 차원에서 비교우위임을 실감했으며, 지역에서 생산관리 담당자와 잦은 미팅도 필요없었다” - 산지 섬유기업.

“대구지역 염가공 기업 중에서도 내로라하는 기술력을 자랑하는 기업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염색가공 시도 노력에서는 극히 소극적이었습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소재에 대한 새로운 시도 보다는 경험 중심의 아이템에만 매몰돼 있다는 느낌을 감추지 못하겠더라구요. 한번 해보자는 도전의식 보다는 해보지 못한 소재에 대해서는 ‘안된다’ ‘원래 안된다’ 또는 ‘원래 그렇다’는 등의 자세는 산지 기업들의 발전을 발목 잡는 가장 큰 요소일 것입니다” - 경기도 섬유소재개발 전문가.

요컨대 산지섬유기업, 브랜드 프로모션 관계자 및 타 지역 섬유소재개발 전문가, 산지 컨버터 관계자 등이 평가하는 지역 염색가공기업에 대한 평가와 인식은 한마디로 대구산지만이 지닌 ‘독특한 시스템’으로 풀이하고 있다.

타 지역 대비 오랜 노하우를 ‘프러스 알파’로 이끌어내지 못하는 이유를 ‘마켓’과 ‘바이어’ 대응 중심의 체계화된 생산·관리 시스템의 부재로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의류용섬유’에서 ‘비의류용’ ‘슈퍼섬유’로의 전환을 통해 신성장 비전 마련에 올-인하고 있는 시점에서 산지 섬유기업들이 지역이 아닌 타지역 염색가공 시스템을 활용해야하는 상황이며, 지역 및 외부에서 분석·지적하는 시각이 전자와 같다면 그 어떤 사안보다 심각히 고민해야할 부분으로 보인다.

지역 화섬직물 산지기업들의 대응을 기대해 본다.

<김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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