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섬유·패션산업 지원기관·단체, 정체성 재설정 절실
산업계 리더 중심, 혁신역량 강화로 패러다임 전환해야
코로나와 러시아 전쟁 등으로 한 치 앞도 전망이 힘든 글로벌 불확실성이 섬유패션산업 스트림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에 따른 경기 호전이란 ‘밀물’에 대한 기대치 컸지만 곧바로 ‘썰물’로 바뀌며, 우려스러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수출 주력의 제조기반 섬유기업들은 그나마 1300원대를 오르내리는 환율에 위안을 삼지만, 이 또한 안정적인 오더가 진행될 때 상황이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맞으며, 오더 소강상태 조기 진입 현상을 보이고 있다.
원자재 폭등에 따른 ‘원가연동제’가 전 산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지만, 섬유패션산업에서는 그 어떠한 논의조차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단지 개별기업 주체들이 풀어나가야 할 현안 정도로 인지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극을 달했던 시점에서 ‘국방소재’ 분야를 비롯한 조달시장 및 유니폼 수요시장의 국산섬유소재 채택 확대를 통해 제조기업들의 안정화를 외쳤다.
하지만, 원가상승에 따른 조달가격 미반영으로 ‘가슴앓이’ 외엔 방법이 없는 조달시장의 환경에 골병들고 있는 기업이 적지 않다.
정부조달 내부시스템 절차와 규정이 있어도 ‘괘씸죄’가 두려워 기업 단독으로 불합리에 저항하기가 쉽지 않다.
스트림 간 긴밀한 협력과 연대를 기반으로 동반성장을 외치던 패션소재기업과 패션브랜드 기업 간 수요-공급망 강화는 수요기업들의 가격 본위 소싱 확대로 말미암아 국내 소재기업들은 신소재개발 플랫폼 수행으로 전환되고, 메인 오더는 해외소싱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섬유패션산업을 지원하는 기관·단체의 최고 책임자들의 역할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지만, 그 누구도 산업계 전반의 내부역량 결집을 위한 노력보다는 배타적 권리 주장으로 산업 내부 갈등을 확산시키는 일이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
섬유패션산업은 원사-사가공-준비-제직/편직-염색후가공-봉제/패션에 이르는 산업의 스트림 전반에 걸쳐 두터운 기업지원 및 협력 인프라를 구축, 국내 어떠한 산업군보다 탄탄한 연관산업 연구기관 및 지원기관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계가 직면한 ‘풍전등화’의 위기상황 대응능력은 ‘빛 좋은 개살구’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따가운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기업이 당면한 ‘위기상황’에 더하면 더해야 할 지원기관 및 단체들의 대응 모습은 그야말로 ‘따로국밥’이며, 각자도생의 행보로 바쁘다.
조직의 임원 간 첨예한 갈등, 노조와 사측의 충돌, 기관 내부조직 간 불협화음, 지원기관 및 단체 간 사업비 확보 경쟁 등의 현안으로 말미암아 산업계 지원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 모습이다.
더 나아가 업종 및 스트림 간 협력은 갈수록 연결고리가 약화되고 있고, 지역 간 연계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산업이 몰락하면 지원기관·단체 또한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상황 인식에 앞서 혁신에 가까운 변화가 요구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스트림 내 핵심 지원기관인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곧 사라질 위기에 직면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관심이 없다.
섬유패션산업 스트림에 있어서 향후 이 같은 지원기관을 새롭게 구축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산업계의 오랜 열정과 관심, 노력을 통해 설립된 연구기관이지만 이젠 존립과 존재가치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를 터부시하고 외면하고 있다.
이러한 사태들은 당면한 산업계 내부의 위기대응 심각성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이대로라면 여타 지원기관과 단체의 몰락 또한 멀지 않아 보인다.
지원기관과 단체에 대한 이러한 위기대응 불감증과 무능력함의 평가는 산업계 내부에서 진작 내리고 있었지만, 그 수준이 중병에 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계가 이미 구축, 보유, 수행하고 있는 것조차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만 단언컨대 ‘섬유패션산업 지원기관 및 단체들의 내부혁신’을 가속화 하지 않고, 실행하지 않는다면 산업 내에서의 입지 상실의 시간은 더욱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이미, 기관·단체만의 유지·존속을 위한 행보에 있어서 곳곳에서 브레이크가 걸릴 상황이 펼쳐지고 있으며, 더욱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업계 내에서 자구노력이 아닌 외부의 강제와 평가에 따른 ‘존폐위기’에 직면하기 전에 선제적인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현재, 존속하고 있는 섬유패션 관련 연구기관 및 단체 모두는 기업과 산업계에서 ‘꼭 필요한 존재’로 입지를 재편·강화할 수 있도록 산업계를 향한 보다 전향적인 혁신 행보 마련이 요구된다.
실제, 기업 및 산업계에선 지원기관 및 단체의 변화에 그다지 관심이 없지만 말이다.
특히,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산업계 수장분들에게 간곡하게 요구한다.
비상근 명예직을 수행함에 있어 그 자체로 ‘희생’이며, ‘봉사’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섬유패션산업의 발전을 위해 ‘꼭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에 대한 오판과 헷갈림으로 산업계의 변화와 혁신 행보에 발목을 잡는 일만큼은 없어야 한다.
‘희생’과 ‘봉사’가 산업 내부의 ‘적’ 내지 ‘적폐’의 대상으로 저평가되고 호도되는 일이 없도록 ‘권한’만을 행사하기보다 ‘책임’ 있는 산업계의 리더로 남았으면 한다.
또, 지원기관·단체의 핵심 보직에 ‘낙하산 인사’를 기용해 산업계의 변화·혁신을 가로막고, 산업계의 절절한 목소리를 듣고자 하지 않으며, 업종 간 역량결집이 아닌 분란과 갈등을 조장하는 인사는 종식을 고해야 한다.
이러한 제반 변화를 위해 섬유패션산업계 기관·단체 소속 회장, 이사장, 원장 및 임원들 부터 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바탕으로 개혁과 혁신을 위한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개인과 단체의 소중한 희생과 봉사가 훗날 산업에서 돌이킬 수 없는 오명으로 남아서는 안 될 일이며, 산업 내 역량을 결집, 극대화 시키는 일에 온전히 집중해야 할 것이다.
<김진일 기자>
섬유·패션산업 지원기관·단체, 정체성 재설정 절실 > HOT NEWS | 한국섬유경제 (ktenews.co.kr)
친환경·탄소중립 선봉장-재생화이버 산업계, 생존 위협 상황 (0) | 2022.08.15 |
---|---|
폐의류 리사이클 건설자재로 ‘탄소중립’ 실현에 나선 에이치피씨(주) (0) | 2022.08.15 |
홍석준 의원 ‘국회섬유산업혁신포럼 창립식 및 정책포럼’ 개최 (0) | 2022.07.20 |
생기원, 바이오매스에서 99% 수율 ‘아디프산’제조 新 촉매기술 개발 성공 (0) | 2022.07.14 |
섬산련, 일본 ‘2030년 섬유비전’ 및 ‘섬유기술 로드맵’ 업계 공유 (0) | 2022.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