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개최 2007 PID’ - 적잖은 아쉬움·선결과제 남겨
바이어 퀄리티, 출품기업 자세, 특별관·부대행사 -업그레이드 요망
출품기업-5개 특별 기획관 운영에 무관심, 지극히 폐쇄적 마케팅
지난 14일부터 3일간, 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와 한국패션센터 일원에서 개최된 ‘2007 대구국제섬유박람회’가 적잖은 아쉬움을 남기고 내년을 기약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PID사무국 차원에서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노력과 출품업체 스스로의 세련된 비즈니스 기법 개발 및 오픈 마인드의 능동적 자세 요구가 그 어느 때 보다 강조된 행사였다.
PID사무국측은 이번 행사에서 ‘해외 바이어 1,612명과 국내 바이어 11,845명 등 총 13,586명이 전시회를 참관하는 등 실속상담이 이어졌으며, 수출 상담 3,051건과 내수 상담 3,897건이 진행돼 6억 5천만 불 정도의 계약이 예상 된다’고 밝혔다.
14,15일 양일간을 비즈니스 데이로 정한 가운데, 개최 당일엔 미국, 스리랑카, 터키, 호주, 일본, 인도, 중국 등 10여국에서 방문한 빅 바이어들이 전시장을 찾는 등 활발한 상담이 이뤄졌다.
16일은 섬유·패션전공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을 비롯 일반 참관객의 입장으로 행사장은 북새통을 이루는 등 바이어 대상의 비즈니스 전문전시회 기능과 함께 일반인 대상의 섬유산업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키는 날이었다.
PID의 부대행사로 진행된 ‘대구컬렉션’의 경우에서도 박람회가 개최된 3일간 지속적으로 열려 행사 전반에 분위기를 고조시키는가 하면 패션쇼장에서는 앵콜 쇼와 관람객들이 넘쳐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하지만, 6회째를 맞았던 PID 메인행사는 물론 19회 행사를 치른 대구컬렉션과 총8개의 세미나로 진행된 부대행사, 5개 특별관으로 이뤄진 이벤트관의 구성 등에서 적잖은 아쉬움과 선결과제를 남겼다.
특히 6회째를 맞는 박람회 행사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바이어의 깊이가 느껴졌다’고 전하는 평가도 있었지만, 여전히 비즈니스 전문 전시회의 생명이기도 한 바이어 퀄리티와 전시회의 주인공격인 출품업체의 소극적 마케팅 자세가 도마에 올랐다.
중국과 중동아프리카 바이어가 압도적으로 많은 형태로 바이어 상담을 통한 실 계약 가능성을 떨어뜨리는가 하면 출품업체들로부터 외면 받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출품업체들의 극히 수동적 비즈니스 자세와 구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반 마켓 대응의 소극적 입장도 문제로 지목되는 등 바이어와 출품업체의 수준향상 대응에 ‘닭이 먼저냐 닭 알이 먼저냐’의 논리로 귀결되고 있다.
원사메이커의 벤더사, 단체와 기관을 통한 공동관 구성 형태를 통해 박람회에 출품한 기업들의 경우 자사의 신제품개발 아이템과 기능성 원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이어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는가 하면 트렌드 포럼관을 비롯 특별관과의 연계·활용의 묘미를 전혀 살리지 못하는 기업들이 적잖았다.
3개 전시관 가운데는 층을 가리지 않고 부스신청 후 출품을 일방적으로 포기하는 무책임한 기업들로 인해 부스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켰으며, 행사 당일부터 ‘바이어가 없다’,‘예년에 비해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등 시종일관 불만을 토로하는 기업도 있었다.
이러한 출품 참가에 대한 저자세를 나타낸 기업들은 박람회 연속 출품기업과 첫 출품업체를 가리지 않고 사전 바이어 리스트 입수는 물론 샘플 및 완제품의류제시, 카달록 제시, 소재 트렌드 맵 제시 등 비즈니즈 마케팅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대응한 기업들과 그 출발 및 결과 치는 극에 달했다.
PID의 부대행사로 치러진 ‘대구컬렉션’.
북새통을 이룬 관람객과 앵콜 쇼까지 치룬 패션쇼라 해서 그 행사를 ‘성공적’이라고 단정내릴 수 없는 게 ‘대구컬렉션’의 속사정이다.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든 예산은 물론 패션쇼 용역 기획사가 행사를 전담해야하는 상황이 전개됐으며, 19회를 맞는 대구의 대표적 패션행사라 하기엔 기본 바탕이 열악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었다.
기존 각종 패션행사를 전담해온 ‘대구패션조합’이 사라진 상황이라는 점과 사업을 측면 지원했던 한국패션센터의 안정권 미 진입 등의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대구컬렉션을 비롯한 각종 패션행사를 장기비전 아래 기획·운용할 제대로 된 구심체가 없다는데 있다.
특히 대구컬렉션이 PID의 부대행사로 운영됐지만 메인행사인 섬유소재박람회와의 연계성은 물론 ‘기능성섬유 특화 전시회’라는 명분을 찾아보기엔 무리수가 적잖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대구컬렉션의 패션쇼 시즌 트렌드가 2007 F/W였지만 패션디자이너들은 시즌을 무시한 옷을 무대에 올리는 등 일관성을 잃었으며, 소재박람회의 시즌 테마가 2008 S/S였음을 전제할 경우 부대행사로의 그 의미는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또 지난 5회 행사를 시작으로 PID를 ‘기능성섬유 특화 전시회’를 천명한 바 있지만 실제 전체 220개사 가운데 고작 20여개사만이 기능성섬유 범주의 아이템을 제시하고 있을 뿐인 것 또한 향후 PID가 고민해봐야 할 내용으로 지목 됐다.
소재 비즈니스 상담의 마케팅 극대화를 위해 기획된 각종 포럼관의 운용에서도 출품업체 독자부스와 연계시킨 바이어상담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출품업체 스스로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근본적 대응책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분석됐다.
PID 타깃 시즌의 소재, 디자인, 컬러 트렌드를 분석·제시하는 특별관으로 PID전시 참가 업체들의 소재를 중심으로 디스플레이해 참관 바이어들이 소재를 쉽고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꾸민 트렌드 포럼관.
하지만 출품업체들 가운데 트렌드 포럼관과 연계된 부스의 구성과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 등 부스 출품기업들의 포럼관 활용을 통한 상담의 시너지 효과는 기대이하에 머물렀다는 평가이다.
참가업체들의 소재를 활용해 실제 의상으로 바이어들에게 제안하는 ‘패브릭투스타일관’ 또한 기획·운용의 실제 목적과는 달리 출품업체의 바이어 상담에 보조 활용하는 모습이 적었다.
이는 출품업체 스스로의 트렌드 특별관 활용에 대한 마인드의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는 부분으로 포럼관에 제시될 신개발 소재의 카피를 우려해 대외 오픈을 꺼리는 등 지극히 저차원의 폐쇄적인 마케팅으로 지적됐다.
전통문양을 사업화 전개하는 ‘전통문양사업’의 결과물을 바이어에게 홍보·제시하는 ‘전통문양디자인특별관’.
전통문양사업에 참가한 기업들의 개별부스 출품 등으로 바이어와의 연계·상담이 있었지만 상당수 기업이 전시회에 출품하지 않아 ‘특별관’운영에 따른 부대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었다.
기능성 유니폼을 비롯 특수용도의 의류용 소재를 활용해 비즈니스유니폼, 보호복유니폼, 스포츠유니폼, 스마트유니폼, 군복 유니폼, 교복유니폼 등을 제시하는 한편, 국내 공기업과 대기업 유니폼 구매담당자를 초청 국내 바이어의 신소재 접근성을 확대시키기 위해 마련된 ‘기능성유니폼 특별관’.
한국봉제기술연구소가 모터사이클재킷 아이템에 대해 20만불 가량을 계약하는 성과와 대구지하철공사 관계자를 비롯한 공사, 기업 관계자등이 방문하는 등 관심을 이끌어 내긴 했지만, 전시기획과 디자인 개발 등 핵심 파트를 대학이 주관해 마켓 접목성과 고감도의 완성도 높은 유니폼을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특수기능성 유니폼이 요구하는 소재 소싱 과정에서 기업체로부터 소재협조가 극히 소극적이었음과 특수분야 의류의 디자인을 대학이 전담하는 등으로 소재를 활용한 최적의 디자인 제시가 아쉬웠다는 분석이다.
행사 3일간 총 8개의 세미나가 마련됐었다.
명색이 국제행사의 타이틀이 부여된 부대행사였지만 10여명 내외의 세미나 참가자만의 행사로 그치는가 하면 일부 행사의 경우 일정이 없어졌으며, 세미나의 범주에 넣을 수 없는 행사까지 포함되는 경우도 있었다.
‘2008 PID’의 성공적 개최와 안착을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출품업체 스스로의 적극적인 마케팅기법 개발과 함께 ‘특별관’과 같은 PID사무국에서 차려놓은 밥상을 출품부스와 연계·활용할 줄 아는 세련미를 갖춰야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양질의 바이어’가 초청되어야 하겠지만, 양질의 바이어는 출품업계 스스로의 역량과 자세에 따라 충분히 변화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PID사무국은 비즈니스 전문 전시회에 걸 맞는 양질의 바이어 리스트 확보는 물론 대구컬렉션과 세미나 등 부대행사의 질적 향상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PID의 주인은 출품 기업이며, 출품 기업의 주인은 바이어임을 전제할 때 ‘Market'과 ’Marketing'의 중심을 지향하고 있는 PID의 성공적인 안착은 ‘PID사무국’과 ‘출품기업’, ‘바이어’ 3요소의 조화에 달렸다.
<대구 - 김진일 기자>